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나고 자란 재외동포 2세·3세가 한국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글로벌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한류와 한국 유학 경험을 매개로 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 행복한 결합이 세법의 관점에서는 예상치 못한 난제를 수반할 수 있다.

해외에서 출생하여 현지에서 교육을 마치고 직장을 갖고 있는 재외동포 자녀는, 결혼 전까지 그 생활의 근거가 전적으로 외국에 있다. 부모가 해외에 거주하고, 본인의 직업·자산·사회적 관계 역시 외국 현지에 형성되어 있으므로, 한국 「소득세법」상 비거주자에 해당함이 명확하다. 비거주자는 한국 국내원천소득에 한하여 납세의무를 부담하므로, 해외에서 형성된 소득이나 자산에 대하여 한국 과세당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여지는 제한적이다.

그런데 재외동포 2세·3세가 한국에서 성장하고 직장생활을 해온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마치는 순간 변화가 생긴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국내에 ‘주소’를 가진 것으로 보는 경우 중 하나는 “국내에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있고, 그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이다. 여기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란, 결혼 전에는 부모와 형제자매를 중심으로 판단되지만, 결혼 후에는 무게중심이 배우자와 자녀로 이동한다. 과세관청은 거주자 판정 시 국적이나 영주권이 아니라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신분 변동은 거주자 여부 판정의 핵심 고려사항이 된다.

실무에서 흔히 관찰되는 사례는 이렇다. 해외에 생활기반을 둔 재외동포 자녀가 한국 거주자와 결혼한 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의료 인프라와 가족의 지원을 위하여 한국에 상당 기간 체류하게 된다. 자녀가 영유아인 동안에는 육아 환경상 한국 체류가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배우자가 육아휴직 종료 후 한국 직장에 복직하면 가족의 생활중심을 한국에 두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세관청이 거주자 판정 요건을 검토한다면 배우자와 자녀가 한국에 거주하고, 배우자의 직업이 한국에 있으며, 육아 문제로 한국에서의 체류 기간이 장기화된 상태에서 비거주자 지위를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거주자로 판정되면 한국에서의 납세의무 범위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비거주자일 때는 한국 국내원천소득에 한정되던 과세범위가, 거주자가 되는 순간 전 세계 소득(worldwide income)으로 확장된다. 해외에 보유한 금융자산, 부동산, 사업소득 등이 모두 한국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까지 발생할 수 있다. 향후 다시 비거주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보유하던 주식에 대한 국외전출세(exit tax)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당사자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비거주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배우자에게 한국 직장을 그만두도록 요청하거나, 출산 후에도 한국 체류를 단기간으로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거주자 판정이 단순히 배우자가 한국에 직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체류 일수, 국내외 자산 분포, 직업 활동의 실질, 가족의 거주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배우자의 한국 직장 복직, 자녀의 국내 양육, 장기 체류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면 비거주자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다.

재외동포 자녀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결혼을 기점으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의 판단 기준이 부모 중심에서 배우자·자녀 중심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결혼 전에는 부모와 직장이 모두 해외에 있으므로 비거주자 판정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결혼 후에는 배우자와 자녀의 거주지가 판정의 핵심 고려요소가 된다. 이러한 변화가 세법상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결혼전부터 충분히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거주 형태에 대한 사전 계획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은 세법상 지위의 판단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자녀와지인들의 결혼에 축하와 함께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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